본문 바로가기

여행산책23

파리 뤽상부르 정원 산책 뤽상부르 정원(Le Jardin du Luxembourg)은 파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거나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할 때, 혹은 그 반대로 이동할 때, 자주 지나가게 되는 곳이다. 자주 지나는 곳이라 한편으론 그냥 무덤덤한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또 매번 지날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나무들을 너무 각지게 깎아놓는 것과 같은, 한편으론 너무 잘 보수 유지하려는 부분이 갑갑한 점도 있다. 하지만 또 조금이라도 공사가 지체된 시설물이 눈에 크게 띄는 것처럼, 이렇게 유지하는게 참 쉬운 일이 아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어제는 공원의 남쪽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했었다. 위대한 탐험가들의 정원(Jardin des Grands-Explorateurs .. 2023. 5. 3.
프랑스 파리 생 에티엔 뒤 몽 성당 산책 오늘 잠시 외출할 일이 있었는데, 팡테옹(Panthéon)을 지나서 생 에티엔 뒤 몽 성당(Église Saint-Étienne-du-Mont)에 잠깐 들어갔다. 예전에는 많이 걸어다니던 동네였다. 팡테옹 계단에서 도시락도 까먹었었고. 오늘 꽤 오랜만에 가본 느낌이다. 생트 주느비에브 도서관(Bibliothèque Sainte-Geneviève) 앞에는 학생들이 줄을 서있다. 동상은 피에르 코르네유(Pierre Corneille). 성당의 오른쪽은 앙리 4세 고등학교.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돌기둥에 아른거리는 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운 성당이라고 생각한다. 오밀조밀하게 잘 짜여져있는 공간과 장식에 빛의 옷을 입혀놓은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운이 좋게도 여기에 오르간 소리를 입힌 모습을 들을 수 있었다. 2023. 5. 3.
프랑스 아라스 여행 어제 아라스(Arras)에 다녀왔다. 파리에서 릴(Lille)과 메츠(Metz)에 가기 전에 들를 수 있는 도시, TGV를 타고 50분이면 갈 수 있다. 노동절 집회와 파업 등을 걱정했었는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물론 갈 때 기차가 '기술적인 이유'로 1시간 늦게 출발하는 사소한(?) 문제가 이었지만. 일주일 전에 갔을 때는 비가 왔었는데, 어제는 날씨가 좋았다. 역과 역 주변에서 목적지까지 걸어가며 사진을 남겼다. 아침에 역 앞 광장에 모여 출발한다는 노동절 집회 행렬을 보고 싶었으나, 기차가 늦어지는 바람에 이미 뿔뿔이 흩어진 깃발을 든 몇몇 사람들만 목격. 공연장 Tandem과 근처 골목. 음악, 무용, 연극 공연들이 열리고 있고, 영화도 상영하는구나. 언제 시간되면 가보고 싶다. https.. 2023. 5. 2.
프랑스 파리 14구 동네 산책 오늘 빨래방 건조기 30분 돌릴 동안 동네 산책. 지금 사는 곳은 전에 살던 곳에 비해 상당히 조용한 동네. 선호하는 동네는 아니였으나, 이사올 때 급하게 집을 찾아야했고, 동네를 선택할 상황이 아니었다. 살아보니까 그래도 이 동네의 좋은 점들이 많다. 밑에는 지나갈 때마다 부럽게 바라보게 되는 집. 매번 기웃거리게 되는, 알베르토 지아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의 아뜰리에가 있던 곳. 무척이나 특색이 없어서 이상하게 맘이 가는 공원. 새가 많이 지나다니는 곳. 공원 옆에 다른 작은 공원으로 이어지는 곳. 숨어있는 작은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 골목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당인 것 같은 공간. 철길 사이로는 고층 임대 아파트들이 늘어서 있는 동네의 끝자락 같은 곳. 노동.. 2023. 4. 28.
2018년 한국 여행, 낯선 낯익음 2018년 가을에 한국을 여행했었다. 13년만이었다. 공항에 내려서, 내가 가려는 방향의 지하철을 찾고, 표를 사려고 한시간 가까이 헤매었던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향하는데, 십수년만에 보는 풍경인데도 너무나 익숙했는데, 어딘지 모르게 미세하게 낯설었다. 낯익은 낯설음 혹은 낯선 낯익음. 아마도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1939)가 말했던 것같은 그런, 이상한 기분. 서울에 와서 서촌쪽에 있는 캡슐 호텔에서 며칠을 묵었었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이 많이 머물고 있었는데, 이름이 B로 시작하는 어떤 대중 음악 그룹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고, 내가 누군지 모른다고 하자 굉장히 놀라워했다. 한국 사람이 한국에 대해서 자기들보다 모른다며. 한국 여행 동안 낯익은 낯설음은 계.. 2023. 4. 27.
프랑스 파리 카톨릭대학교, 생요셉데카르메 성당 생요셉데카르메 성당(Église Saint-Joseph-des-Carmes)은 파리 카톨릭 대학교 옆에 있다. 카톨릭대학 옆문으로도, 대학 안뜰에서 성당의 옆으로 난 좁은 골목으로도 이어진다. 카톨릭대학 교수분의 소개로 처음 가봤고, 이후 종종 들를 기회가 생긴다. 다른 곳에 비하면 조그맣고 조용한 곳이다. 밑에 사진은 2021년 6월과 2019년 11월에 방문해서 남긴 사진이다. 함께 방문해주신 분이 매번 많은 설명을 해주셨는데, 처음부터 눈에 띄었고, 기억에 남아있는 건 무엇보다도 천장 벽화. 발테르 다메리(Walthère Damery, 1610-1672)가 1644년 무렵 남긴 작품라는 정보를 방문 이후에 찾아봤었다. 2019년 11월에 다음과같은 메모를 남겼었다. "애처로운 비상으로 보이는건 기분.. 2023. 4. 18.
제주도 여행, 조용한 바다 제주도는 좀더 자주 가고 싶은 곳이다. 소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해서 더 그렇다. 그런데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이곳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가보기가 힘들어 안타깝다. 항공료 또한 부담이 너무 커서 그만큼 다녀갈 여유를 만들기 힘들다. 2018년 10월에 그리고 2019년 10월에 한국에 다녀갈 기회를 만들어서 제주도에도 들렀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도 한번 가본 것으로 기억한다. 2019년 사진은 벌써 다 지운 것 같고, 2018년 사진도 얼마 안 남긴 것 같다. 남은 사진들을 정리한다. 그냥 사람 없는 곳에서 조용히 있는게 좋았다. 새소리도 듣고, 나무들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도 듣는게 좋았다. 머물렀던 곳과 가까운 곳에 뒷마당같은 바닷가가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곳은 앞으로도 사람들이 .. 2023. 4. 17.
독일 뮌스터 여행,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2017 10년마다 열리는 예술 프로젝트 행사. 도시 전체가 전시장으로 변한다. 저녁에 파리에서 버스를 타고 릴, 브뤼셀, 뒤셀도르프 등을 지나 해가 뜨기 전에 버스에서 내렸다. 안개가 낀 하늘의 색이 동이 트기 전부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고요하고 장엄했다. 한가로운 한 때,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듯한 사람들, 새들. 이렇게 조용한 소도시에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조용히 예술과 학문을 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묵었던 유스호스텔은 정말 좋았다. 말도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말도안되는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곳이었다. 맛도 있고,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점심을 안먹고 다녀도 될 정도였다. 일단 숙소에 가방을 놓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들어왔었는데, 꼬마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인.. 2023. 4. 15.
독일 베를린 여행, 박물관 섬 주변 2018년 8월 베를린 비엔날레를 보러 다녀옴. 파리와는 다르게 햇빛이 강렬했다. 박물관 섬 근처 유스호스텔에서 숙박을 했는데, 지하의 큰 공간에 수십개의 침대가 놓여진 구조였었다. 하루 숙박에 20유로는 넘게 쓰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게 해주었던 경험. 보려했던 비엔날레 장소를 하루에 하나 정도 보는 것을 계획에 넣었고, 나머지 시간은 그냥 여기저기 걸어다니고, 다른 미술관과 갤러리도 둘러보았다. 미리 자세한 정보를 찾고 돌아다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주로 공부를 위해 미술관과 작품들 기록 사진들을 찍었는데, 거리에서 핸드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본다. 해뜰때부터 해질때까지 도시의 색이 시시각각 변화했다. 이곳의 나무들이 파리에 나무들보다 행복해보였다. 내 감정이 섞인 느낌이었을까? 종종 베.. 2023.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