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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산책23

벨기에 브뤼셀 여행 2019년 2월 브뤼셀 여행. (언제까지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에 있으면 좋은 점이 저렴한 버스를 타고,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도시로 향할수있다는 것. 3박4일 정도 머무는 것을 좋아했다. 작은 도시를 둘러보기에 적절한 시간이었다. 유스호스텔같은 곳에 머물고, 슈퍼에서 음식을 사먹는 정도면, 100유로 안쪽으로 충분히 여행이 가능했다. 처음 가본 곳이라도, 관광지에 가면 관광객의 정체성을 갖는 '나'로서 자아가 늘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낯선, 조용한 곳을 걷다보면, 내가 없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수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아무 버스나 타고 아무데다 내려서 걷는걸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릴적부터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었는데, 종종 내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향했었다. 얼마전까.. 2023. 4. 11.
모로코 라바트의 바다 2017년 5월에 케니트라 대학에서 열리는 학회 참석을 위해 라바트에 며칠 머물렀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운을 나게해주는 날씨였다. 작년엔 7월에 마라케시와 에사우이라 근처에 다녀왔었는데, 7월의 날씨와 함께 그곳에 머물기에는 상당히 힘든 점이 많았었다. 모로코가 고향인 한 친구도 5월이 정말 좋을 때라고 말해주었었다. 라바트와 케니트라 사이를 기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기차가 종종 멈췄고, 30분도, 한 시간도 그냥 지나가기도 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었다. 시장도 지났고 묘지도 지났다. 하얗게 파랗게 칠해진 마을도 지났고 폐허도 지났다. 바다 사진과 영상 몇몇만 남기고 이미 지운 것 같다. 사람들에게 길도 많이 물어봤다. 걷고 또 걸었다. 거리에 고양.. 2023. 4. 10.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 산책 2023년 4월 봄이 오는 중. 파리에서 나무들이 숨 쉴 수 있는 몇몇 곳 중에 하나. 얼마전까지는 뻬흐 라쉐즈 묘지(Cimitière du Père-Lachaise)에 산책 다닐수있는 곳에 살았었는데, 최근엔 몽파르나스 묘지(cimitière montparnasse)에 산책을 다닐수있는 곳에 머문다. 2021년 11월 산책 때 찍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지웠다. 그때 남긴 메모. "이 도시에 처음 도착했을 때, 거대한 공동묘지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내가 찾던 사람들, 움직임들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버렸고, 나는 뒤늦게서야, 모두 흔적이 되어버리고, 유령이 되어버린후에야 도착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당시 어떤 베스트셀러에, 이곳에 있다고 써있던 어떤 .. 2023. 4. 9.
프랑스 베즐레, 아발롱, 피에르-페르투이스 여행 2022년 여름, 비평가이자 미술사학자인 크리스티앙 제르보스(Christian Zervos, 1889-1970)의 집에 머물렀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조용함, 숲, 시야, 별을 볼수있음. 베즐레(Vézelay)와도 조금 떨어진 동네라 이웃도 많지 않고, 가끔씩 찾아오는 관광객 말고는 아무도 안만나고 지나가는 날들도 많았었다. 집안의 내부도 안뜰과 저 멀리 베즐레까지, 기분에따라 다른 곳을 바라볼수있도록 창문이 배치되어있는 것 같았다. 종종 베즐레에 장을 보러 나갔었는데, 30분 정도 걸어갔다. 사진은 별로 안찍거나 많이 지웠는데, 위의 사진은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가 살던 집이다. 지금 살고 있는 사람이 저녁식사에 초대했었다. 제르보스의 집 주변의 작은 동.. 2023. 3. 31.
벨기에 헨트 여행. 살아보고 싶은 도시 2019년 3월 벨기에 헨트 여행 사진. 파리에서 버스를 타고 다녀옴. 관광객들이 붐비는 중심을 제외하곤 조용한, 물과 바람이 많은 소도시. 미술관을 다니고 산책을 다니기 좋았다.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이다. 2023.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