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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산책

독일 뮌스터 여행,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2017

by JeanJac 2023. 4. 15.

10년마다 열리는 예술 프로젝트 행사. 도시 전체가 전시장으로 변한다. 저녁에 파리에서 버스를 타고 릴, 브뤼셀, 뒤셀도르프 등을 지나 해가 뜨기 전에 버스에서 내렸다. 안개가 낀 하늘의 색이 동이 트기 전부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고요하고 장엄했다.

 

 

한가로운 한 때,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듯한 사람들, 새들. 이렇게 조용한 소도시에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조용히 예술과 학문을 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묵었던 유스호스텔은 정말 좋았다. 말도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말도안되는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곳이었다. 맛도 있고,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점심을 안먹고 다녀도 될 정도였다. 일단 숙소에 가방을 놓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들어왔었는데, 꼬마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인듯한 사람들이 4인실 방 전체에 자리잡고 있었다. 모르고 내게 방을 잘못 배정해줬던 것이었고, 미안하다며 방을 다시 배정해주고, 맥주까지 선물로 줬었다. 사람들은 예의바르고 친절했다. 횡단보도에서는 차도, 자전거도 일단 모두 멈췄다. 새벽부터 밤까지 도시 곳곳을 걷고 또 걸었다. 

 

 

도시 곳곳에 배치된 조각들은 도시를 보여주기 위해 이정표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행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 서둘러 갔던 것이라서, 작품을 철거하는 장면과  마주치기도 했고, 이미 막이 덮여진 작품들과도 만났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는 곳마다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작은 길들, 작은 물줄기들을 따라 산책하는게 좋았다. 이곳의 나무들은 행복해보였다. 

 

 

나는 종교를 믿고 있지 않지만, 이렇게 시간이 멈춰버린듯한 고요한 공간에 들어가 앉아있는게 좋다. 

 

 

도시는 활기를 띈 공간들과 조용한 공간들이 조화를 이루는듯했다. 한국에서 온 어떤 시인이 마지막 생을 보낸 곳이기도한 도시이기에, 어쩌면 그 사람이 나와는 아무런  어떤 상관이 없는 어떤 시인이기에, 이 도시에서 살아보는 모습을 종종 떠올려보게 된다. 그 바람이 이루어질수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번 조각프로젝트 행사에는 꼭 다시 와보고 싶다. 10년마다 열리는 행사이고, 벌써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https://www.skulptur-projekte-archiv.de/en-us/

 

Skulptur Projekte Archiv

PUBLIC MATTERS. Debates and Documents from the Skulptur Projekte Archives, Publication 2019 edited by Hermann Arnhold, Ursula Frohne, Marianne Wagner, published by Walther König, Cologne, German and English Edition, 480 pages, numerous black/white and col

www.skulptur-projekte-archiv.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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