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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역사

한국에 관한 엉뚱한 사전의 내용 : 러브호텔, 외국, 우리...

by JeanJac 2023. 6. 14.

'언니 오빠'(111쪽)에는 한국에 있으면, 모두가 같은 이름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고 적었고, '나이'(16쪽)에는 상대방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알기위해 나이를 알아야한다고 적었다. 

 

'재벌'(35-36쪽)에는 '땅콩항공' 에피소드를 적었고, '노예'(56-58쪽)에는 강제징용과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적었다.

 

'종이 박스'(33-34쪽)에는 '폐지 줍는 사람' 그리고 '박카스 아줌마'(Bacchus ladies)에 관한 내용이 나오고, '매춘(123-124쪽)엔 '노래방', '룸살롱', '안마방' 등 어디에나 (심지어는 경찰서 앞에도) 자리잡은 성매매 업소에 대한 내용을 적었다. 

 

'유교'(43쪽), '여자'(59-60쪽) 등에는 여성의 사회, 경제적으로 낮은 지위, '남성우월주의' 등에 관한 상황이 거론되었다. 저자는 한국 사회의 여러가지 모순된 모습을 인식하는듯하다. 

 

'종교'(125-126쪽)에는 일요일에 프랑스 젊은이들이 낮잠잘 때 한국에선 놀랍도록 많은 학생들이 예배하러 간다고, 게다가 병원, 학교 등이 종교 상징물을 전시하고 있는 것은 더 놀랍다고 적었다. '교회'(54-55쪽)에는 커피, 화장지 등을 거리에서 배포하며 선교하는 모습을 적었다. 성경의 최신 한국어판에선 반말을 극존칭으로 바꿔서, 예수는 신자들에게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같고, 신자들은 황제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흥미롭다. 

 

'미'(27-28쪽)에는 얼굴은 CD 한장 뒤에 가려져야함을, '성형'(39쪽)에는 성형 광고가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음을, 서울의 성형외과가 파리의 빵집만큼 많다고 적었다.

 

'압박'(122-123쪽)에는 외모, 경제, 결혼, 일, 회식 등의 각종 사회적 압력에 대한 내용을 적었고, '헬조선'(78쪽)에는 한국 사회의 압박과 '삼포'세대에 관한 내용을 적었다. 이 내용은 '체면상실'(116-117쪽), '자살'(139쪽), '왕따'(151-152쪽)와도 연결된다. 

 

'선풍기'(149-150쪽)엔 선풍기 미신에 대한 내용을, '미신'(140-141쪽)에는 그것을 포함한 각종 미신, 예를들면 붉은색으로는 이름쓰는게 아니다, 꿈 속에서 죽은자를 따라가지 말라, 등등 에 대한 내용을 적었다. '혈액형'(67-68쪽)엔 프랑스엔 별자리가 있다면, 한국엔 혈액형이 있고 B형에 가장 안좋은 이미지가 붙여졌다고 적었다. 

 

'욕실'(130-131쪽)에는 한국 사람들은 식사 후면 화장실 밖, 사무실이나 대학교 복도 등 모두가 치약 가득 칫솔을 입에 물고 배회한다고 적었고, '젓가락'(26-27쪽)엔 한국의 철젓가락에 대한 내용을 적었다. 

 

'프랑스'(62쪽)에는 프랑스가 가져간 아카이브에 대한 내용을, '외국인'(151쪽)에는 "엄마, 저기봐 외국인이야!"라고 아이가 말하는 걸 심심찮게 보게된다고 적었다. 

 

유머가 담긴 부분이 많다. 안타까운 내용도 곳곳에 있다. 자신과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불편해질 이야기도 있을 것 같다. 예를들면 ''여자' 남자', '아줌마', '아저씨' 이런 내용들.

 

아무튼 이정도면 '한국사람다됐다'. 저자가 방금 이 표현도 포함해서 2권 혹은 개정판도 쓰면 좋겠다. 

 

주로 학문, 예술에 대한 책만 읽다가,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은 책을 읽으니 재밌다. 배워볼 문장 표현도 많다. '러브호텔'(94-95쪽)을 어떻게 정의했나 옮겨적고 번역해본다.

 

« Lumières roses, rouges, bleues, clignotantes ; un partiking discret, des fenêtres souvent occultées, une rue étoite... Quelques cartes de visite montrant des jeunes filles dans des poses suggestives et un numéro de téléphone qui jonchent le sol... Pas de doute possible, c'est l'une des nombreuses rues de Séoul abritant des Love Hotels. Pour deux ou trois heures ou même une nuit, ces motels très bon marché proposent des chambres souvent impeccables. À l'entrée, le tenancier fournit un petit sac avec brosses à dents, savons, préservatifs... C'est le refuge des jeunes couples en manque d'intimité, des couples adultères ou de tous les voyageurs qui cherchent confort et prix raisonnables dans un décor un peu kitch. Généralement, les familles ne sont pas placées au même étage que les occupants éphémères... Ouf ! La morale est sauve. » Cédric du Boisbaudry, Dictionnaire insolite de la Corée du Sud, Paris, Cosmopole, 2018, pp. 94-95.

 

"분홍, 빨간, 파란 조명, 은밀한 주차 공간, 대개는 가려진 창문, 좁은 골목... 젊은 여성들이 선정적인 포즈를 취하고 전화번호가 적힌 길바닥에 널린 명함들... 의심할바없이 이곳은 러브호텔이 자리잡은 서울의 수많은 거리 중 하나. 두세 시간 혹은 하룻밤, 이 저렴한 모텔들은 나무랄없는 객실을 제공한다. 입구에선 지배인이 칫솔, 비누, 콘돔 등이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제공한다. 여기는 프라이버시를 필요로하는 젊은 커플, 불륜 커플 혹은 조금은 키치스런 장식이지만 저렴한 가격에 편안함을 찾는 모든 여행객들의 안식처다. 대체로 가족은 잠시 왔다가는 숙박객과 같은 층에 배치되지는 않는다. 휴! 도덕은 무사하다." 세드릭 뒤 부아보드리, 한국에 관한 엉뚱한 사전, 파리, 코스모폴, 2018, 94-95쪽.

 

위의 세드릭 뒤 부아보드리의 앞의 두 문장으로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가 만든 이미지.

 

 

'외국'(151쪽)에 적은 내용을 좀더 보자면 :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현지인과 결혼하고, 언어를 익히고, 한국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고, 한국 여권을 갖고, 눈 하나 깜짝않고 소주*를 댓병을 마셔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외국인은 여전히 외국인이다." Ibid., 151쪽.

 

« Fonder une famille en Corée, se marier à un autochtone, maîtriser la langue, connaître l'histoire de la Corée sur le bout des doigts, avoir un passport coréen et boire cinq bouteilles de soju* sans ciller n'y changeront rien, un waegukin reste un waegukin. » Ibid., p. 151.

 

좀 말도 안되는 상황들에 관해서도 저자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우리'(108-109쪽)에서 저자는 우리(Uri)가 한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라는 것을 인식한다. 다른 사회에선 '우리 아이'라고 말하면 두 부모를 가진 아이를 지칭하는데, 한국에선 모두 우리 아들, 우리 딸, 우리 남편 등으로 쓴다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단일민족' 이데올로기가 깊게 자리한 사회일텐데, 이 책의 저자와 같은 다양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들이 그래도 조금씩 그 숨통을 트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2023.06.14 - [사회역사] - 어느 프랑스 사람의 눈에 비친 한국의 아파트

 

어느 프랑스 사람의 눈에 비친 한국의 아파트

"처음 공항*에 와서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거대한 고층 건물이다. 가장 큰 단지엔 수만명이 거주한다. 높이는 10층에서 30층 이상까지, 그것의 한 외벽 정상에는 거대한 글씨가 게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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