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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옛날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2005년 오르세미술관 사진

by JeanJac 2023. 4. 21.

구글포토에 저장해놓은 사진이 너무 많다. 블로그에 사진을 정리하고 지우고 있다. 2005년에 오르세 미술관에서 구형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한다. 지금은 미술관에 가면 주로 자료 기록용으로 핸드폰으로 사진을 남기고 있는데, 옛날에는 자주 무거운 구닥다리 카메라를 들고 다녔었다. 사진을 보면, 지금 찍는 사진들과 많이 다르다. 단지 카메라와 핸드폰의 차이때문만은 아니다. 이렇게 다르게 느끼는 것이 단지 내 기분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기도하다.

 

흐릿하고, 초점이 맞지도 않고, 렌즈에 낀 먼지가 보이는 사진들도 보정없이 그냥 올려본다. 클라우드에 개인자료들을 너무많이 남겨놓으면 나중(사후?)에 어떻게될지 고민인데, 이렇게 블로그에 정리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종료가 되는 시점이 내 삶의 서비스종료보다는 이후의 일이 되지 않을까? 뭐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라 어떻게될지는 잘 모르겠다.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보이지 않지만 사진에 담긴 사람들의 표정들도 흥미롭다. 위의 사진에 담긴 사람은 왼쪽의 초상과 닮기도 했고, 표정까지 비슷하게 찍혀서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이때 본 것들과 지금 보는 것들이 달라지지 않았을텐데, 사진에 찍힌 모습들은 많이 달라보인다. 예전의 그림과 조각들은 살아있는 느낌이다. 아마 처음 본 세상에 휘둥그래진 눈으로 카메라에 담은 사진이라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각과 그림의 인물들이 살아서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특히 카미유 클로댈의 조각 앞에 갔을 때는, 자신을 꺼내달라는 소리가 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지금의 미술관과 이 당시의 미술관은 완전히 다른 공간이 된 것 같다. 예전엔 연극 무대라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예술 작품 속의 인물들은 분명 허구의 인물들이지만, 미술관에 들어간 내 옆에서 살아 숨쉬는듯했다. 

 

이때 썼던 카메라는 후지 finepix s1pro로, 300메가픽셀이고, 니코르 50mm 렌즈를 끼워놓았었다. 이 카메라는 이미 2005년에 구닥다리 카메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에서부터 가져와서 아끼면서 오래 끌고 다녔었다. 지금은 핸드폰 카메라로 대충 사진을 찍는데, 기록의 의도를 달리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20년 가까이 나이를 먹어서 남기는 사진은, 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다른 이미지를 만들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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