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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인문

번역, 동서양 통찰, 권리, 전쟁 등에 대한 라다 이베코비치의 성찰

by JeanJac 2023. 2. 22.

인터넷으로 연구 주제와 관련된 글을 찾는 일이 많다. 번역과 관련된 라다 이베코비치의 글들을 오랜만에 다시 찾아 연습장에 끄적인다. 

 

'번역가능함과 번역불가함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볼 일인가?'라는 라다 이베코비치의 물음의 합당함에 동의한다[각주:1].

 

'번역가능함'에 대한 맹신은 기술발달에 따라 다른 언어에대한 공부와 이해가 불필요하다는 안일한 착각과 만나고, '번역불가함'에 대한 맹신은 각 언어 의미의 스펙트럼이 각 사회마다 다르게 형성되는 상황을 한 언어의 ('우월함'의 주장을 위한) '우수함'을 주장하는 데에 이용하는 오만한 의도의 착각과 만나는 모습을 '지식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이 시대에도 여전히  자주 보게 된다. 

 

한국어로 번역된 Rada Ivekovic의 글이 있는지 구글 검색으로 찾아봤다. 라다 이베코비치로 표기한다는 것부터 찾았고, 일단 두 개의 글이 검색되어서 훑어보았다. 밑에 고벵란의 글에서 인용된 라다 이베코비치의 동양적 태도?에 대한 성찰은 그 지역의 어떤 경향에 대해 서양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어떤 경향, 그러니까 서로 필터를 끼고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의 어떤 모습일 수도 있겠는데, 이 학자가 지적한 부분과 방식에 분명 중요한 문제들이 담겨있다고 공감한다. 

 

"자기희생에 대한 정치화된 접근법은 정치적인 것에 대한 규범적 이해를 전복시킨다. 철학자 라다 이베코비치(Rada Ivekovicˊ)는 여러 아시아 전통에서 나타 나는 의지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윤리는 서구 정치 사상계에서는 기껏해야 종교 적·미학적인 관점에서 해석될 뿐이고, 결코 정치적인 의미로는 이해되지 않는 다고 지적한다(Ivekovicˊ, 2010: 51).
이베코비치는 내면의 자유라는 개념이 서구에서 ‘정치적인 것’을 규범적으로 이해하려 할 때 요구되는 주관적 위치 규정과는 어긋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아시아’와 ‘유럽’의 정치적·이론적 언어 사이에 놓인 거대 한 오해의 간극을 고려한다면 내면의 자유를 정치적인 것으로 새롭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식론적 혁명뿐만 아니라 “인지적 정의” 역시 필요하다고 이베코비치는 보고 있다(Ivekovicˊ, 2010: 47). 서구의 해방 담론과 아시아 철학 전통의 자기 희생의 내밀한 정치적 차원 간의 논리적 간극을 잇기 위해, 이베코비치는 자아의 탈중심화, 탈소유, 해소를 위한 시도는 모두가 동등한 해방적 활동이라고 주장한다(Ivekovicˊ, 2010: 54). 그는 자유 행위란 주관-객관, 자기-타자, 여성-남성, 충만-부재, 단일-다양성 등이 차별되지 않고 상호 구성적이며 조화로운 실체로 새롭게 이해하기 위해 구분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분법적 인식에서 사고를 해방시킴으로써 “여러 생각의 협력”을 포착할 수 있고 집단 행동에 관한 새로운 통찰과 방법을 얻을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Ivekovicˊ, 2010: 59)."[각주:2]

 

역시 '이 시대'에 정교분리가 제대로 이루어진 사회는 얼마나 되는가? 골치아픈 문제지만, 외면하기 힘든 현실이고, 라다 이베코비치의 접근 방식에 어떤 현명함이 담겨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라다 이베코비치의 대담이 검색되어 훑어봤다. 대담에는 현재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생각들도 담겨있다. 

 

"유럽 우월주의자들이 곧 우크라이나인에게 등을 돌린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우월주의자들은 곧 그들을 침입자로 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의 목표가 러시아 제국을 재건하고 소련이나 그 영토를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재건하는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푸틴에게는 뛰어난 수완이 있고, 현재로서는 러시아 국민 다수의 지지도 있으니 아마 오랫동안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유럽연합이 공약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들 국가들이 개입을 원치 않는 까닭에 우크라이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각주:3]

 

이미 틀렸다 맞았다를 말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이에 관해선 모두가 패배자로 되어가고 있는 상황.

 

 

 

  1. Ivekovic, Rada, « De la traduction permanente », in Transeuropéennes, n° 22, 2002, pp. 121-145, disponible sur la page suivante : http://translate.eipcp.net/transversal/0606/ivekovic/fr.html (consulté le 17 février 2023). [본문으로]
  2. 고벵란, « 말레이시아의 조용한 혁명: 세계 자본주의 시대 새로운 저항의 정치 », pp. 175-176, 아시아리뷰, 제6권 제2호(통권12호), 2017, pp. 169-197,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 PDF (consulté le 21 février 2023). [본문으로]
  3. 라다 이베코비치, 백연경, « [라다 이베코비치-백연경 대담]  젠더화된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진 우리 시대의 여성 연대 », 결, 2022, 일본'위안부'문제연구소 사이트: https://kyeol.kr/ko/node/46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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