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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지식

장 밥티스트 카르포가 일으킨 스캔들

by JeanJac 2023. 6. 19.

파리 뤽상부르크 정원에 닿아있는 위대한 탐험가들의 정원에서는 장 밥티스트 카르포의 세계의 네 부분 청동 동상을 만날 수 있다. 

 

2023.05.03 - [여행산책] - 파리 뤽상부르 정원 산책

 

파리 뤽상부르 정원 산책

뤽상부르 정원(Le Jardin du Luxembourg)은 파리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거나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할 때, 혹은 그 반대로 이동할 때, 자주 지나가게 되는 곳이다. 자주

a4riz.tistory.com

 

그리고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석고 버전을 볼 수 있다. 

 

장 밥티스트 카르포의 세계의 네 부분
2023년 5월 방문 및 촬영.

 

동상에 가까이 다가가면 한 인물의 발목에 사슬이 묶여 있음을 볼 수 있다. 

 

장 밥티스트 카르포의 세계의 네 부분
2023년 5월 방문 및 촬영.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 설명 페이지에 의하면, 각 대륙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이고, 이 모습이 당시의 대중들에 많이 거슬렸나보다. 

 

https://www.musee-orsay.fr/fr/oeuvres/les-quatre-parties-du-monde-soutenant-la-sphere-celeste-15175

 

Les Quatre Parties du monde soutenant la sphère céleste - Jean-Baptiste Carpeaux | Musée d'Orsay

Le baron Haussmann, le préfet de Paris qui a donné à la ville le visage qu'on lui voit aujourd'hui, commande à Carpeaux en 1867 une fontaine pour le jardin de l'Observatoire. Le sculpteur choisit de représenter les quatre parties du monde tournant aut

www.musee-orsay.fr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작가의 다른 작품도 볼 수 있다. 참고:

2023.04.21 - [미술전시] - 옛날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2005년 오르세미술관 사진

 

옛날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2005년 오르세미술관 사진

구글포토에 저장해놓은 사진이 너무 많다. 블로그에 사진을 정리하고 지우고 있다. 2005년에 오르세 미술관에서 구형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정리한다. 지금은 미술관에 가면 주로 자료

a4riz.tistory.com

 

한가지 또 눈여겨볼 점이 있다.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같은 조각가의 다른 조각 (1869) 역시 스캔들을 일으켰었는데, 이번에는 그 내용이 다르다. 

 

장 밥티스트 카르포의 춤.
2023년 5월 방문 및 촬영.

 

이에관해 피에르 카반은 다음과같이 적었다. "1869년 새로운 오페라 건물 정면에 전시된 카르포의 춤은 우아함과 운동성을 미학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었으나 '도덕'의 미명으로 '불건전한 장소를 가리키는 간판'으로 규정되었고, 보수 언론의 과격한 공격을 받았다. 그다지 도덕주의자가 아니었던 작가 메리메조차도 카르포는 "오페라 문 앞에 야만적으로 캉캉 춤을 추는 군상을 만들었다. 시의 경찰들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격분한 누군가가 이 군상을 향해 잉크병을 던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피에르 카반, 예술 스캔들의 역사 (명작 스캔들3), 서울, 이숲, 2017, 153쪽.

 

실재로 누군가 잉크병을 던졌고, 그 기록이 남겨졌다. 

 

이미지 출처: 밑의 링크

https://www.paris-unplugged.fr/paris-02-la-danse-carpeau-et-belmondo/

 

Paris 02 - La Danse, Carpeaux et Belmondo - Paris Unplugged

En 1869, l’Opéra est en cours de réalisation. Parmi les nombreux sculpteurs engagés pour l’occasion, Carpeaux exécutera une ravissante scène de danse. L’oeuvre s’inscrit dans le cadre d’une commande de … Lire la suite

www.paris-unplugged.fr

 

위의 사진은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는데, 누가 찍었는지에 관한 정보는 아직 찾지 못했다. 

 

스캔들은 요란했는데 또 흐지부지하게 마무리되었나보다. "스캔들은 종교 신문들이 카르포의 이 작품을 포르노로 취급하고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일어났다. 여론은 동요하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자 황제는 결국 카르포에게 이 군상 조각 작품을 떼어내고 '대중의 열망에 부합하는 단정한' 두 번째 작품을 제작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조각가는 감히 거절했다. 그 대신에 다른 사람이 임명되었으나, 마침 전쟁이 일어났고 이 일과 관련된 사람이 죽었으므로 이 곤란한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Ibid.

 

지금 오페라에 있는 조각은 폴 벨몽도(Paul Belmondo, 1898-1982)의 카피 버전이고, 오르세에 보관된게 원본이라고 한다. 

 

조각가의 두 작품은 지금의 눈으로 보면 지극히 '평범한' 작품으로 보이기 쉬운데, 당시 큰 스캔들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운 점일 수 있겠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하나는 당시 사회 제도의 윤리적이지 못한 점을 드러냈고, 다른 하나는 그 사회의 윤리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윤리 기준에 거슬렀기 때문일테다. 

 

이 일화는 결코 옛날 일로 끝난게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비슷하게 되풀이 되는 경우를 목격할 수 있다. 보통 '스캔들'까지 나기는 힘들고, 살짝 물의를 일으키다 잊혀지곤하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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