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4 모로코의 마라케시와 카사블랑카 여행 작년에 마라케시를 다녀갔을 때는 7월이었다. 올해는 5월 말. 이미 30도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그래도 숨을 쉴 수 있었다. 도시의 중심부에 있는 제마 엘 프나 광장(Place emaa el fna)을 사이에 두고 숙소와 일하는 곳을 며칠간 왕래했다. 길을 찾기 쉽지 않았다. 광장 주변으로 좁은 골목들이 어디로 뻗어있는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구글 지도 등의 사용으로 퇴화하고 있는 방향 거리 감각, 주변 환경 기억 능력들을 다시 불러내며 길을 찾아다녔다. 길에서 뭘 좀 사먹어볼까도 생각했지만, 배탈이 나면 곤란한 일정이라 참았다. 맛있게 먹긴 했는데 다음 날에 배탈이 났었다는 이야기나, 주스는 너무나 달았다는 동료의 이야기에 참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길에서는 바나나 한 송이 사서 동료들과 나눠먹는 정도밖에.. 2023. 6. 8. 마라케시와 카사블랑카 거리의 고양이들 마라케시와 카사블랑카 거리에서 많은 고양이들을 만났다. 아무데나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었다. 대체로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았고, 그냥 고양이들은 자기들의 삶을 이어나가는 듯했다. 음식 조달을 위한 환경은 척박해보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위협과 공격 등에는 덜 노출된듯이 보였다. 여기까지는 마라케시 거리의 고양이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 고양이는 마라케시의 한 문화 센터 안에 살고 있어서,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삶의 환경이 좋아 보였다. 발랄하게 뛰어다니며 놀고, 사람들에게도 친하게 굴었다. 다음 사진부터는 카사블랑카에서 만난 고양이들이다. 앞에 있는 고양이는 꽤 오랫동안 나의 뒤를 쫓아왔었다. 많은 고양이들이 공원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여기는 어떤 예술 공간 입구. 찾아갔던 날 전시나 공연이 없어서 고.. 2023. 6. 7. 카사블랑카 바닷가 산책 모로코에 일정이 있어서 다녀왔다. 시간이 남을 때마다 잠깐씩 도시를 산책했다. 카사블랑카에서는 바닷가를 걸었다. 라바트, 케니트라, 에사우이라 근처 등에서 가보았던 바다와는 또 느낌이 달랐다. (참고: 2023.04.10 - [여행산책] - 모로코 라바트의 바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웠던 곳은 하산 2세 모스크가 있었던 바닷가였고, 처음에는 버스를 타고 몇 정거, 다음에는 걸어서 다녀왔다. 반나절 시간이 남아서 나녀왔던 곳은 랄라 메리옘 해변. 버스를 타고, 내려서 걷다가 또 버스를 타고, 해변 근처 풍경에서부터 다가갔다. 해변을 걷는 일이 위안이 되기는 힘들었다. 사람들이 많았고, 조용히 머물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저 잔해처럼 불편한, 슬픈 모습들이 드러나있기도했다. 일주일간 다녀온 모로코에서 참.. 2023. 6. 6. 모로코 라바트의 바다 2017년 5월에 케니트라 대학에서 열리는 학회 참석을 위해 라바트에 며칠 머물렀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운을 나게해주는 날씨였다. 작년엔 7월에 마라케시와 에사우이라 근처에 다녀왔었는데, 7월의 날씨와 함께 그곳에 머물기에는 상당히 힘든 점이 많았었다. 모로코가 고향인 한 친구도 5월이 정말 좋을 때라고 말해주었었다. 라바트와 케니트라 사이를 기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기차가 종종 멈췄고, 30분도, 한 시간도 그냥 지나가기도 했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바다가 가까운 곳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었다. 시장도 지났고 묘지도 지났다. 하얗게 파랗게 칠해진 마을도 지났고 폐허도 지났다. 바다 사진과 영상 몇몇만 남기고 이미 지운 것 같다. 사람들에게 길도 많이 물어봤다. 걷고 또 걸었다. 거리에 고양.. 2023. 4.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