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말에 ChatGPT를 처음 써보았을 때, 내 느낌은 이랬다. 이미 이 인공지능, 즉 대규모 언어모델이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똑똑하다고. 그리고 다른 한켠에선 서양문명의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고 있는듯 보였다. 적어도 알파벳으로 일군 영역에선. 그걸 인정하고 어떻게 다시 출발선에 설 수 있을까 생각해야할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5년 말에 NotebookLM을 써보기 시작했을 땐의 느낌은 이랬다. 이젠 이 지능의 한 갈래에 서있는 무언가의 읽기 능력은 공부 잘하는 대학교 석사생에 다다랐다고, 게다가 속도는 수백, 수천, 수만배 빠르다고. 이 무언가는 여러가지 텍스트를 동시에 읽게 하거나, 인터넷 자료를 조사 연구를 시키면 아직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하지만, 텍스트의 범위를 정해주면, 정말 똑똑하게 읽고 내용을 파악한다.
그래서 이 무엇인가의 읽기 능력을 흡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읽기의 의미를 확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미 어떤 잘 짜여진 텍스트를 읽을 때, 그 텍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문장의 순서대로만 읽지는 않는다. 읽고 또 읽고, 다른 장에서 읽기를 시도하고, 어떤 내용을 찾아보고, 확인하고... PDF 형식의 글을 읽을 때는 이미, 읽기의 의미가 확장된 상태였다. 특정 단어가 들어가는 글의 지점을 확인할 수 있고, 그에대한 분석까지도 가능하기에.
NotebookLM을 쓰면서는 이제 텍스트와 대화하며 읽기가 가능하다. 마치 그 글 속에 혼이 불어 넣어진 것처럼 텍스트가 말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여러가지 한계들이 드러난다. 텍스트 소개나 요약 영상 생성은 특히 만족스럽지 않다. 읽기의 한 과정에서 남겨진 부스러기 정도가 될 수 있으려냐? 아무튼 그 부스러기도 유튜브 채널 Wind Art Mind를 만들어서 모아두었다.
유튜브 채널에 '읽구기'라는 항목을 만들고, 다음과 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2025 : 읽는 행위의 의미가 변환된 시점. 읽기에서 읽구기로. 언어와 앎의 체계 변형 실험 시도. 책, 도서관, 저작권 등에 대한 개념의 큰 변화 시점. 읽는자의 행위 : GoogleDrive와같은 디지털 아카이브에 자료 구축 진행 - NotebookLM와같은 AI와 함께 계속되는 지식 재구축(실시간 번역과 리서치 포함). 개인의 읽기의 시간은 한정됨. 제대로 짜여진 텍스트 선택이 중요. 지식 재구축 시스템 가동을 방해하는 잔소리(하나마나한 말), 과장된 추임새, 오류 짜집기 내용 등의 정보 교란 신호 걸러내기가 무엇보다 중요. 한국어: 이미 기호와 의미가 여러층으로 겹쳐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언어 수용율이 높은 혼종 언어. 이제 실시간으로 외부 언어와 정보의 아카이브에 연결되고 요동치는 상태로 봐야함. 이런 점에서 번역자의 권위와 번역어 논쟁 등의 의미가 퇴색. 읽는자 개개인이 직접적으로 정보의 아카이브에 연결되고 앎의 체계를 습득할 필요. AI가 번역을 하더라도 다른 언어와 아카이브 체계의 운용 방식을 이해하고 읽구는 지휘자가 되는 것이 중요. 언어 체계 변환 시도 몇가지 : 붙여쓸수있는 부분은 붙임 ; 외부언어는 가능하면 소리나는대로 적음 ; 자음과 모음 풀어쓰기를 허용 ; 위계적으로 구분짓는 높임말체계와 차별을 기반으로한 명칭 및 표현을 상호존중에 기반한 방식으로 전환 ; 특정집단이 강요하는 말하기방식 거부 ; 외부언어의 단어 직접수용 가능 ; 수용한 외부언어단어 다른 단어로 대체 가능 ; 알파벳 및 한자 삽입 가능 ; 언어 내부의 역사적 다른 시점의 표기 방식 및 의미 사용 수용 가능 ; 언어의 개인화 및 세계화 동시 진행 ; 공유 영상 특징 : 재구축된 앎의 예고편도 되지 못하는, 주로 NotebookLM이 생성한 영상. 대중성을 위한 추임새, 빈약하고 텍스트 이해도가 높지 않은 이미지 사용 및 편집의 한계 극복이 필요.
앞으로 많은 언어의 사용과 변화를 AI가 주도할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어는 그 변화의 가장 앞부분에 서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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