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학벌이 중요하다"는 말, 조언일까요, 아니면 가스라이팅일까요? 이 문장은 우리 사회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자동화되어 되풀이되는, 일종의 '자기복제형 담론'입니다. '학벌'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것부터 이미 이상한 현상 입니다. 한국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본 한국의 학벌 숭배는, 거대한 심리적 공해에 가깝습니다.
몇몇 대학교 이름의 알파벳을 조합해서 영어로 '하늘'이라는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숭배하는 풍경은 디스토피아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유치한 지배 장치입니다. 아니, 공상 과학 소설에 등장시키기조차 민망할 만큼 저열한 설정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이니셜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머리속에 새겨 넣습니다.
이런 저열한 세뇌 방식은 수십 년 동안 흔들림 없이 유지되며, 견고한 지배 구조를 떠받쳐 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뇌된 이들이 사회 전반을 동일한 방식으로 서열화하면서, 고착된 지배 질서는 완성됩니다. 개인의 머릿속까지 파고든 '천박한' 서열 놀이는 잔소리와 훈계의 형태로 재생산되며 일상화됩니다. 심지어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물들조차 유머를 가장해 이런 차별 언어를 늘어놓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개인이 글과 영상, 댓글을 통해 이러한 차별 담론을 자발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재생산합니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조장하는 언어가 점차 명확한 차별 담론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과 달리, 어떤 사람이 다닌 학교를 근거로 인간의 가치를 서열화하는 방식은 아직 차별 담론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듯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 구조는 과연 내부적인 노력만으로 해체될 수 있을까요? 어쩌면 AI의 등장은 이 견고한 신화를 흔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외부적 충격'일지도 모릅니다. 학벌이라는 구시대적 기본값을 해체해야 할 시간. 지금,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lQshOFKTHY0?feature=share
Source
« '학벌이 중요하다' 발화 : 사회를 망가뜨리려는 챗봇, 뇌해킹? »: https://a4riz.tistory.com/264
« 차별 담론이 무너질 때, 유명인의 과거 발언이 호출되는 현상 »: https://a4riz.tistory.com/266
아직도 이렇게 끔찍한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지성과 감성이 뛰어난 아이들이 많아 보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언어가 이미지와 문자, 소리와 글,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언어들까지 분리하지 않고,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연환경 역시 감성을 풍부하게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본래 과학자이자 예술가이며, 동시에 철학자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는 이러한 아이들의 '천재성'이 발현되는 원천을 체계적으로 억압하고, 그들을 암기 기계로 만들어 순위를 매기는 데에 익숙해져 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암기를 강요하는 교육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세뇌이자 정신적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논리와 윤리 의식을 지닌 아이의 정신 세계를 파괴하는 일이기도 합니니다.
사회적 억압과 세뇌, 그리고 구조적인 학대 속에서 수많은 잠재적 천재들이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져왔다는 사실 역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어떤 사회가 될 수 있을까요? 이제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 전체가 퇴보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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