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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책] 사라 코프만의 『이데올로기의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de l'ideologie)

by JeanJac 2026. 1. 26.

Sahra Kofman, Camera obscura

 

사라 코프만(Sarah Kofman)의 『이데올로기의 카메라 옵스큐라』 (Camera Obscura de l'ideologie, Paris, Galilée, 1973)는 100쪽 분량의 짧은 책인데, 그 안에 담긴 사유의 밀도는 매우 높다. 코프만은 카메라 옵스큐라를 단순한 시각 장치로 보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근대 사상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은유로  작도해 왔는지를 분석한다. 마르크스에게 이 장치는 이데올로기적 전도를 설명하는 도식으로, 프로이트에는 무의식의 작동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로, 니체는 관점주의의 철학적 토대로 활용된다. 

 

 

 

 

 

 

 

이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Wind Art Mind 채널에 공유했다. 

 

 

 

https://youtube.com/shorts/2ozPEDo6rBE?si=4WCmDQ8kd3_N-4PJ

Wind Art Mind youtube

 

 

https://youtu.be/uEa8zVCCuyY?si=ObrTYgtxxNkzIDjS

Wind Art Mind youtube

 

본다는 것의 의미가 달랐던 시대, 그리고 그 '믿음'이 뒤집힌 시대를 상상해보면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la fin du Moyen Age, la conception euclidienne est abandonnée à la suite des travaux d'optique d'Alhazen divulgués par Vitelio et R. Bacon. Quelques faits d'expérience sont invoqués après avoir regardé le soleil si on ferme les yeux, on continue à voir pendant un certain temps le disque solaire, ce qui serait impossible si le rayon émanait de l'œil. Celui-ci est récepteur d'un rayon extérieur. L'impres sion lumineuse y persiste comme un écho affaibli. A l'objection qu'on faisait déjà à la théorie des εἰδώλα (comment Ι'εἰδώλα d'une montagne peut-elle pénétrer dans l'orifice d'une pupille?) Alhazen répond qu'il faut décomposer la surface des objets en une série de points dont chacun serait l'origine d'un rayon lumineux. Après passage de la pupille, il y aurait recomposition de l'objet, sous réserve d'une activité de l'intellect venant combler les lacunes et recomposer le tout. Si on se représente ce phénomène comme une projection de points, les rayons qui pénètrent croisés dans la pupille donnent une image renversée." Sarah Kofman, Camera Obscura de l'ideologie, Paris, Galilée, 1973, p. 16, note 4.

 

"중세 말기에 이르러, 알하젠(Alhazen)의 광학 연구가 비텔리오(Vitelio)와 로저 베이컨(R. Bacon)에 의해 전파되면서, 기존의 유클리드적 시각 이론은 폐기된다. 경험적 사실들이 그 근거로 제시되는데, 예컨대 태양을 바라본 뒤 눈을 감아도 한동안 태양의 원반이 계속 보이는 현상이 있다. 만약 시선이 눈에서 방출되는 광선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이런 현상은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눈은 광선을 발산하는 기관이 아니라, 외부에서 오는 광선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때 눈에 남는 빛의 인상은 약화된 메아리처럼 지속된다. 이미 고대부터 제기되었던 εἰδώλα(에이돌라) 이론에 대한 반론―산과 같은 거대한 대상의 εἰδώλα가 어떻게 동공이라는 작은 구멍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가―에 대해, 알하젠은 사물의 표면을 수많은 점들의 집합으로 분해해야 한다고 답한다. 각각의 점은 하나의 광선의 발원지가 되며, 이 광선들이 동공을 통과한 뒤에는, 지성(intellectus)의 작용이 개입하여 빈틈을 메우고 전체 형상을 다시 구성하게 된다. 이 과정을 점들의 투사로 상상해 보면, 동공 안으로 교차하여 들어온 광선들 때문에 망막에는 상이 거꾸로 맺히게 된다." 사라 코프만, 이데올로기의 카메라 옵스큐라, 파리, 갈릴레, 1973, 16쪽, 주석 4.

 

눈이 광선을 발산하는 기관이라고 이해하며 그려낸 세계와, 눈이 외부의 광선을 수용하는 기관으로 이해해며 그려낸 세계는 과연 같은 세상일까?

 

시각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단순한 이론적 수정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의식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를 전혀 다르게 만들어 왔다. 

 

인식의 구조가 바뀔 때마다, 인간은 자신이 누리고 있던 하나의 특권을 내려놓아야 했다. 우리는 지금, 네 번째로 그 특권을 반납하려는 시점에 서 있다. 

 

1. '인간은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 코페르니쿠스 이후

2. '인간은 특별하게 창조된 존재가 아니다.' - 다윈 이후

3. '인간은 자기 정신의 주인이 아니다.' - 프로이트 이후

4. '인간은 지능의 주인이 아니다.' - 인공지능 이후

 

세 번째 전환까지는, 비록 의식이 분열되고 무의식이 개입한다 해도 사고의 과정은 여전히 인간 내부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네 번째 전환에서는 그 사고의 과정 자체가 인간 바깥으로 이탈하여 작동하기 시작한다. 지능은 더 이상 인간에게만 귀속되지 않는 기능이 된다. 

 

사라 코프만의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전환 속에서, 인식의 장치와 은유가 어떻게 인간의 위치를 재구성해 왔는지를 사유할 수 있는 탁월한 관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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